책을 읽기 전에는 머리글을 살펴본다. 그 책의 핵심이 머리글에 다 들어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배경이나 저자의 잠재력(?) 등을 가늠해 보는 잣대이기도 하다. 나만 그런가? 이 책의 머리글에 저자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한다.
“나도 2억 원의 빚과 함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만났던 시기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평범한 교사였던 내가 과연 그 빚을 다 갚을 수 있을지, 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비법을 찾아야 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교사가 사기당했다며 조롱할 것 같았고 창피했다. 영화라면 한방에 로또가 당첨되거나, 거액의 유산을 상속해주는 친척이 찾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내 현실엔 아무 횡재도 없었다.” 자기 과거를 솔직하게 말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어느 일본 작가가 쓴 책이 문득 떠올랐다.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이란 책과 빚이 2억으로 겹쳐서 생각이 났다. 그 책도 참 흥미진진했는데, 이 책도 그런 식으로 해결해 나갈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현실적인 면을 보여준 책이라 겹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내 느낌은 왜 항상 빗나갈까? 느낌은 느낌일 뿐..)
저자는 계속 자신의 경험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저자들의 방법을 따라 했다. 나의 자산 현황과 대출 현황을 파악했다. 월 수입과 지출 상황도 분석을 했다. 비상금을 마련하고, 신용카드를 자른 후 체크카드를 사용했고 가계부까지 썼다. 주말마다 마트를 털던 습관을 버리고 대신 냉장고를 털기 시작했다. 휴대폰은 알뜰폰으로 바꾸고 보험도 구조 조정했다. 차도 사지 않고 1년을 버텨냈다.” 저자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지 일일이 알려주는 내용이 전개될 것이란 기대감도 생겼다.
그런데, 이런 구절이 조금 의심스러웠다. “네빌 고다드의 책은 최고의 형이상학이었다. 20여 년이 넘게 종교 생활을 하면서도 해결되지 않았던 의문들이 순식간에 풀렸다.” 다시 의식 관련 도서인지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목차로 되돌아 가보았다. 아니였다. 내가 잘못 짚은 게다. 뭔가 다른 내용이 있을 것이다. 더 나를 끌어당기는 목차는 이곳이었다. “재테크 독서로 매월 300만 원 버는 비법”이란 목차였다. 세상에 책을 읽고 재테크로 매월 300만원을 번다는 말이지? 내 블로그가 지향하는 바이다. 음하하. 글 읽고 독서 감상문 쓰는데, 매월 300만원이 아니라, 30만원이라도 좋다. 부수입으로 벌어보자!
냉큼 그 목차를 향해 달렸다. 첫 문장을 읽고 쭉 내려갔는데, 비법이 안 보인다. 어떻게 벌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끝은 딱 한 구절이 남았다. “재테크 독서로 매월 300만 원 버는 비법을 터득하려면 책부터 읽어야 한다.” 음, 내가 뭘 읽은 거지? 더 이상 이 책을 읽기 싫어졌다. 300만원이 아니라 30만원이라도 버는 법을 알려줬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겠으나, 중도 포기다.
감상평: 책을 읽어. 책을 읽으면 길이 보이고, 책 속에 길이 있는데 왜 안 읽어? 책 읽고 돈 버는 거 쉬워. 일단 읽고 책을 내면 돼. 유명한 글쓰기 코치님이 지도해 주시는 법을 전수받고 책을 내면 일단 인세가 들어오지. 그게 독서 재테크의 지름길이야. 블로그? 그곳에서 글 쓰고 돈을 벌겠다고? 티블로그? 그게 뭔데? 네이버블로그가 낫지 않니? 티블로그는 뒤처진 곳 아니야? 책? 당연히 읽어야지. 나도 그렇게 재기를 했다니깐. 독서로 재테크 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책 열심히 읽어! 그게 돈 버는 방법이야. 내가 쉽게 그걸 알려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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