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

치유를 파는 찻집

by 야야 2024. 11. 12.
반응형

# 치유를 파는 찻집_모리사와 아키오

> p. 159  행복은 말이죠, 얻는 게 아니라 깨닫는 거예요. 만약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자기 몸의 가치를 떠올리고, 내친김에 주변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값으로 환산해봐요. 물론 가족의 가치도 포함해서요. 그러면 당신이 얼마나 축복받았고 행복한지 기억날 거예요.

줄거리

  찻집 쇼와당을  운영하는 사장 키리코는 신기한 매력을 가진 미인이다. 찻집을 경영하면서 커피를 잘 내리지 못해 찻집 일을 맡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 자신은 찻집에 놓인 흔들의자에 앉아 흘러간 노래나 틀면서 시간을 보낸다. 찻집에는 고민을 해결하려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찻집 사장은 흔들의자에 앉아 고민을 해결해주고, 치유해주는 치유사의 역할을 한다. 찻집 입구 계산대 옆에는 새전함이 있다. 새전함은 일본의 신사나 절을 방문하는 사람이 돈을 낼 수 있게 만들어진 함을 말한다. 상담을 받으러 오거나 상담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람에게 헌금으로 돈을 새전함에 집어 넣게 한다.
  가끔은 황당한 방법으로 치유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일이 끝나고 나면 키리코의 치유 행동이 이해가 된다. 각 장별로 문제를 안고 찾아온 손님의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첫 장은 남편이 죽은 후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고 있는 며느리가 찾아온다. 키리코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짜고짜 집을 찾아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단점을 찾아 적어보라고 하고, 나중에는 장점을 적어보라는 요구를 하면서 둘의 사이를 화해시키기도 한다.
  첫 장과 마찬가지로 나머지 장들도 손님의 고민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중간에 키리코에게 이상한 협박 편지가 날아들기도 하고, 찻집 가게 문 앞에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가 쓰여져 있어 키리코를 보호하기 위해 단골손님이 모여든다. 맨 마지막 장은 키리코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치유

  만화같은 소설이다. 가볍게 잘 읽힌다. ‘새전함’과 같은 용어가 처음부터 나와서 거부감이 있었지만, ‘키리코’라는 인물이 머릿속에 설정이 되자 술술 읽혔다. 일본 소설이 이렇게 가벼워졌나? 만화책 한 편씩 보는 기분이었다. 무슨 고민이든지 척척 해결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에 의리로 뭉친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키리코’는 ‘치유사’라고는 하지만 마치 점쟁이나 마법사처럼 그들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그들의 문제점을 정확히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심리적인 면을 잘 설득하여 이해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들을 들려주기도 한다. 술에 취해 몽롱하게 있으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읽는 통찰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첫 번째 치유 활동은 어느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이다. 남편이 죽고 나자 시어머니와의 불화가 본격적으로 드러나 상담하러 온 며느리에게 주인공은 당연히 새전함에 헌금을 원한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작정 그 집으로 찾아가 며느리와 시어머니에게 공책을 하나씩 건네준다. 각자의 단점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도록 한다. 끊임없이 적어내려 간 내용을 서로에게 읽어주게 한다. 그 후에는 각자의 장점을 적어보고 읽어보도록 한다. 적지 못하면 진 것으로 간주한다는 괴상한 상담 장면이었다. 장점을 읽어 내려가다 서로에게 마음을 터 놓고 화해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첫 상담 과정을 읽고 나니 주인공의 설정이 눈에 그려지게 되어 두 번째부터는 상담 내용이 이해가 되고 상담 패턴에 익숙해졌다. 이 소설은 끊임없이 내용을 그려낼 수 있는 형식으로 짜여졌다. 두 번째부터는 심각한 내용을 상담하기도 하고, 음악을 하고 싶은 꿈을 지닌 아버지의 상담을 해결해 주면서 멋진 말도 날린다. 소설이란 내용도 중요하지만, 가끔 이런 글귀를 던져줘야 모양새가 산다. 리뷰 적는 사람도 적을 말이 있고 말이지.

> “기억해 둬. 재능은 말이야, 성공할 때까지 절대 노력을 멈추지 말자고 자기 자신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능력이야.”
”…..”
”한마디로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꺾이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가능한 사람을 두고 꿈을 이룰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거야.” p.199
>

  별거 아니지만, 다 알고 있지만, 어느 순간 훅 하고 들어오면 꽂히는 게 이런 문장들이다. 그래, 꿈이 중요하지. 재능도 중요한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야.

반응형

'책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식주의자  (2) 2024.12.13
어쩌다 학교가 집이 되었다.  (0) 2024.07.14
불편한 편의점  (32) 2024.06.06